가족장 영정 사진, 원본 한 장이 있으면 당일에도 만듭니다

영정 사진은 장례식장에서 정해주지 않습니다.
가족이 사진 한 장을 골라 넘기면 그 사진으로 만들어집니다. 고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지 않은데, 그 시간이 하필 첫날 저녁에 몰립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은 임종 전에 미리 준비할 항목으로 영정 사진을 꼽습니다. 미리 골라두면 좋다는 뜻이지만 대부분은 그러지 못합니다. 그래서 당일에 무엇을 보고 고를지를 알아두는 편이 실제로 더 쓸모가 있습니다.
영정은 가족이 고르고 장례식장은 만들기만 합니다
장례식장이 하는 일은 인화와 액자입니다.
파일을 넘기면 연계된 사진관으로 넘어가고 대개 그날 안에 나옵니다. 다만 접수 마감 시각이 있는 곳이 있습니다. 늦게 넘기면 다음 날 오전에 걸리고, 그러면 조문객이 오는 첫 저녁에 제단이 비어 있게 됩니다. 빈소를 계약할 때 마감 시각을 함께 물어두면 이 상황은 피할 수 있습니다.
고르는 일은 온전히 가족 몫입니다. 그래서 첫날 저녁에 형제들이 각자 휴대폰을 뒤지는 장면이 생깁니다. 사진을 보다 보면 이야기가 길어지고, 그 자리에서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미리 정해둔 사진이 있으면 이 과정이 통째로 빠집니다. 임종이 가까워졌을 때 준비할 것에 사진이 들어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고인이 직접 골라둔 사진이 있다면 그것보다 나은 기준은 없습니다.
쓸 수 있는 사진인지는 얼굴 크기가 정합니다
가장 먼저 보는 것은 표정이 아니라 얼굴이 차지하는 크기입니다.
영정은 액자 크기로 확대해서 인화합니다. 원본에서 얼굴이 작게 잡혀 있으면 확대할 때 뭉갭니다. 여행지에서 배경을 넓게 잡고 찍은 사진, 단체 사진 속 얼굴이 여기 걸립니다.
화면에서 얼굴이 삼분의 일쯤 차지하면 대체로 무리가 없습니다. 휴대폰에서 사진을 두 손가락으로 확대해 얼굴만 화면에 채워 보면 바로 판단이 됩니다. 이때 눈매가 흐릿해지면 쓰기 어려운 사진입니다.
원본 파일인지도 확인합니다. 메신저로 주고받은 사진은 전송 과정에서 압축돼 화질이 떨어져 있습니다. 화면에서는 멀쩡해 보여도 인화하면 차이가 납니다. 같은 사진이라도 찍은 사람의 갤러리에 남아 있는 파일을 직접 받아야 합니다.

마땅한 사진이 없어도 대개 만들 수 있습니다
사진이 없다고 결론짓기 전에 세 곳을 먼저 봅니다.
첫째는 가족들의 휴대폰입니다. 명절이나 생신 때 찍은 사진이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체 대화방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보다 각자 갤러리에서 날짜로 찾는 편이 빠릅니다.
둘째는 신분증입니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여권 사진은 정면이고 얼굴이 큽니다. 표정이 굳어 있다는 점은 감수해야 하지만 화질 문제는 없습니다.
셋째는 앨범에 있는 종이 사진입니다. 스캔하면 그대로 씁니다. 색이 바랜 사진도 보정으로 돌아옵니다. 다만 작업 시간이 더 걸리므로 마감 시각을 감안해 넘겨야 합니다.

보정으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나뉩니다
옷은 바꿀 수 있고 각도는 바꾸기 어렵습니다.
정장이나 한복으로 갈아입히는 합성은 흔한 작업입니다. 배경을 단색으로 바꾸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상복 차림이거나 옆 사람이 걸쳐 나왔다는 이유로 사진을 걸러낼 필요는 없습니다.
색이 바랜 것, 어둡게 나온 것, 배경이 어수선한 것도 정리가 됩니다. 흑백으로 바꿀지 색을 살릴지도 고를 수 있습니다. 요즘은 색을 살리는 쪽이 더 많습니다.
반대로 고개가 많이 돌아간 사진, 눈을 감은 사진, 초점이 나간 사진은 손대기 어렵습니다. 없는 정보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셋 중 하나에 해당하면 붙잡고 있기보다 다른 사진을 찾는 편이 빠릅니다.
액자 크기는 제단 크기에 맞춰 고릅니다
큰 액자를 쓴다고 예를 더 갖춘 것은 아닙니다.
빈소 제단에 가장 많이 쓰는 액자는 가로 28cm 세로 36cm 정도입니다. 사진관에서는 11사이즈라고 부릅니다. 한 단계 작은 것은 가로 20cm 세로 25cm이고 8사이즈입니다.
가족장은 빈소가 작습니다. 조문객이 30명 안팎이면 제단도 그에 맞춰 작습니다. 여기에 큰 액자를 올리면 제단이 사진에 눌려 보입니다. 작은 빈소에서는 8사이즈가 더 잘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빈소로 치른다면 액자가 필요한지부터 봅니다. 안치실에서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는 작은 사진 한 장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장례가 끝난 뒤 어디에 둘지도 함께 정합니다
발인 다음 날 액자가 남습니다.
봉안당에 모신다면 함께 안치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봉안함 크기가 정해져 있어 액자를 넣지 못하는 시설이 있습니다. 계약할 때 물어보면 바로 답을 줍니다.
집에 두기로 하면 삼우제까지 상을 차려두고 그 뒤에 정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해진 규칙은 아니므로 가족이 편한 쪽으로 하면 됩니다.
태우기로 했다면 화장장이나 봉안시설에서 처리해 주는 곳이 있습니다. 시설마다 다르므로 미리 확인이 필요합니다. 파일은 따로 보관해 두면 나중에 다시 인화할 수 있습니다.

영정은 장례가 끝나고도 가장 오래 남는 물건입니다. 그래서 잘 나온 사진보다 가족이 기억하는 얼굴에 가까운 사진이 낫습니다.
첫날에 무엇을 함께 정해야 하는지는 가족장 첫날, 장례식장에 도착해 빈소를 여는 순서에 정리돼 있습니다. 임종이 가까운 상황이라면 임종이 가까울 때, 가족장으로 정한 가족이 미리 해두는 일을 먼저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사흘 전체의 흐름은 절차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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